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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의 길거리가 조용하다. 만일 오늘 우리가 승리했다면
지금쯤 나는 어디있을까? 삼삼오오 아마들 술집에서 이긴경기 리뷰하면서 건배를 외치고
있을 것이다. 아쉽다.

9회말 투아웃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고영민도 아쉽고, 마지막 실투한 임창용은 더 아쉽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 조선수군에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심 김인식 감독이 또 한번의 명량대첩을 일궈 내주기를 기대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차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악바리같은 수비 아니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경기였다.
애국심과 투지만으로 일궈낸 수비력이 일본의 공세를 막고 또 막아서 연장전까지 갔던게 아니었던가.

돌이켜 보면, 4강도 힘들 전력이었다. 김성근감독, 김경문감독도 김재박 감독도 안한다는 감독직을 김인식감독님이 겨우 수락한다. 모두가 자기 팀 생각만하고 고사 할 때 뇌경색으로 걸음도 어려운 노구가 국가를 위해 다시 한 번 몸을 일으켜세웠다.

최고의 코치진을 요구했으나 모두들 싫다고 했다. 박찬호도 빠지고 이승엽도 빠지고, 김동주도 빠졌다. 박진만도 빠지고 막판 김병현 헤프닝도 있었다. 유일한 메이저리거인 추신수마저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선 통과후 미국 프로팀과 갖은 두차례 평가전에서도 연이어 패배했다. 이런 상태의 한국팀에 대해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일찌감치 떨어졌다 해도 누구 하나 뭐라할 수 없는 역대 최악의 맨파워였으니까.

그런 대표팀을 이끌고 김인식감독은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귀신같은 용병술을 무기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몸값 73억원의 팀을 '토털야구'의 원조로 만든 건 순전히
명장의 업적이 아닐 수 없다. 한국야구를 미개인의 놀이 쯤으로 여겼던 입치로의 망언을 한국야구에 대한 존중으로 돌려놓은 것도 명장의 업적이 아닐까.

이번 대회를 지휘하는 김인식감독의 모습을 보면서 이순신장군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13척의 초라한 전력을 가지고 울둘목 협소한 자리를 힘겹게 버티고 앉아 몰려오는 왜적을 일거에 휩쓸어 버린 그 때 그 명장과 불멸의 조선수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축구에서는 실종된듯한 애국심을, 이렇게 야구를 통해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것.
정말 감동이었다. 20일의 위대한 도전이었고 20일의 위대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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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5 00:05 2009/03/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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