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Admin : New Post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blabla | 2009/02/28 04:23 | 소나무같은사람
시를 잘 모르지만..개인적으로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좋아하고
요즘 같은 때에 이런 이상화의 시를 찾게된다.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쁜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쌈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나는 사필귀정이라는 말을 믿는다. 지금껏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그랬고
지금의 독재를 서슴치 않는 이들의 판단은 4년 후 심판대에 오를 것이다.
그들에게 빼앗긴 봄은...반드시 올 것이다.

2009/02/28 04:23 2009/02/28 04:23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decoweb.co.kr/tc/trackback/135

댓글을 달아 주세요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